산업정책의 유행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산업 정책이 비효율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러한 견해는 워싱턴 합의(Washington Consensus)로 그 결실을 맺었다.

안타깝게도 경제학은 사회가 경제학의 기본 원칙을 고통스럽게 다시 자각하기 전까지는 동일한 방향의 경제정책이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주기를 거친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산업 정책이 다시 유행하고 있지만 새로운 산업 정책은 이전 정책보다 더 나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기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제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가 지원되는 칩 및 과학 법안(Chip and Science Act)이 의도대로 작동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사실, 이 법안의 실패는 현재 미국이 물건을 만드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모든 것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새로운 공장 건설을 매우 오래 지연시키는 규제를 포함한 몇 가지 요인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민 시스템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문제는 미국이 부분적으로 망가진 이민 시스템으로 인해 이 산업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미국 팹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데만 30만 명의 숙련된 노동자가 더 필요할 수 있으며, 신규 프로젝트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고급 학위를 취득하는 미국 학생의 수는 30년 동안 정체되어 있다. 많은 유학생들이 미국 학교의 관련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있지만, 현재의 정책은 이들이 미국에 머물면서 일하기가 불필요하게 어렵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인텔과 대만 반도체 제조사가 계획한 신규 공장은 모두 자격을 갖춘 근로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칩 제조업체들은 노동조합을 돕기 위한 규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칩 법에 따라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기를 희망하는 기업은 노동조합, 선호 인구 통계, “권한이 부여된 커뮤니티 파트너” 등에 유리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정부 규정과 지적 제안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 투자’, 직원 ‘종합 서비스’, ‘저렴하고 접근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보육 서비스’ 등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담 포센은 외교 정책(Foreign Policy) 저널을 통해 산업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접근 방식은 국내에서는 상당한 대중적 호소력을 지니고 있지만, 네 가지 심각한 분석적 오류에 기반하고 있다. 즉, 자기 거래가 현명하다는 것,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는 것, 보조금이 많을수록 좋다는 것, 현지 생산이 중요하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각 가정은 200년 이상 꾸준히 연구되어 온 해외 경제 정책과 그 효과는 물론 역사에 의해 모순된다. 중국의 실존하지만 과장된 위협이나 오늘날의 기술이 과거의 혁신에 비해 우월하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본적인 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포센의 여러가지 산업정책에 대하여 세밀한 문제까지 비판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회비용에 대한 무시이다.

Written on April 15,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