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이론
국제무역 이론에 대한 평가 및 재해석
“地大物博 應有盡有”
1973년 영국에서는 조지 매카트니 경을 중국의 청에 보내 자유무역을 요구한다. 이에 청은 “地大物博 應有盡有”, “땅이 넓어서 생산물이 많으니 필요한 것은 모두 갖고 있다”라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이 시절 영국에서는 차가 유행하여 중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자유무역을 통해 그 적자를 만회하고 싶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영국은 차는 물론 비단이나 도자기 등을 청과의 무역을 통해 얻고 싶었으나 청의 입장은 자신들의 뛰어난 상품을 외국과 교환할 이유를 찾지 못하였다. 무역은 단지 중국이 은혜를 표하는 조공무역만으로 충분하다고 보았다. 이에 영국은 인도로부터 얻은 아편을 수출하여 중국에 퍼뜨리게 되고 결국 아편 전쟁을 통해 난징조약을 이끌어 내었다.
비교우위, 절대우위
중국은 난징조약 이후 여러가지 수난을 겪게 되자, 청나라의 생각을 비판하였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청의 생각은 아담 스미스의 절대우위론에 그 뿌리를 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이 잠재적 무역 상대국보다 모든 상품을 더 싼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역의 필요성은 없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관점을 조금 달리해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통해 세상을 본다면 무역은 충분히 중국에도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비교 우위론은 우리가 공부했던 것처럼 훌륭한 이론이다. 또한 이 모형은 우리에게 자유무역이 모든 국가를 이롭게 하기 때문에 각 정부의 무역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적 근거가 되어 왔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리카르도 모형의 기본 가정을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가정에 하나하나 의문을 제기하면 리카르도 모형의 타당성도 힘을 잃는다.
다음으로 헥셔-올린 모형은 리카르도 모형에 이어 자유무역 옹호론의 중심에 있는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중요한 가정은 모든 국가가 동일한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정은 유치산업 보호론이라는 보호주의의 가장 설득력있는 주장을 구조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헥셔-올린 모형은 각 국가의 생산요소의 부존량의 차이에 의해 무역 패턴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또다른 가정은 모든 생산요소, 주로 노동과 자본이 어떠한 추가 비용없이 어떤 부문이든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정 때문에 자유무역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생산요소 소유자의 피해는 장기적으로 사라지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생산요소 또는 부문간에 이러한 즉각적인 대체가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무역 자유화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간과하고 있다.
무역의 이익
이러한 무역이론에서 주장하는 특화를 통한 혜택을 제외하더라도 무역을 통해 우리는 많은 이익을 가질 수 있다. 무역을 통하여 생산자들은 더 큰 시장에 더 낮은 가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라는 개념을 알고 있다면 더 쉽게 이해된다. 또한 국제적인 경쟁을 통해 생산자들은 기술 개발에 대한 유인이 커지게 되어 혁신의 속도와 정도가 빨라지게 될 것이다.
국제무역의 필요성에 대해선 반대하는 학자들이 거의 없다. 그러나 항상 자유무역이 최선이라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 섣부른 시장 개방을 통한 자유무역은 그들의 생산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한다. 가끔 우리는 국제무역의 필요성과 자유무역이 최선이라는 주장을 혼동하고 있지만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